김동오 목사 / 창세기 45:6-11, 누가복음 6:27-278, 35-36

설교제목: “바꾸어 주시는 하나님”
설교본문: 창세기 45:3-11, 누가복음 6:27-28,35-36
창세기 45장

3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고요?” 요셉이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으나, 놀란 형제들은 어리둥절하여, 요셉 앞에서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4 “이리 가까이 오십시오” 하고 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하니, 그제야 그들이 요셉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 넘긴 그 아우입니다.
5 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아 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6 이 땅에 흉년이 든 지 이태가 됩니다. 앞으로도 다섯 해 동안은 밭을 갈지도 못하고 거두지도 못합니다.
7 하나님이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려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 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8 그러므로 실제로 나를 이리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리로 보내셔서, 바로의 아버지가 되게 하시고, 바로의 온 집안의 최고의 어른이 되게 하시고,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신 것입니다.
9 이제 곧 아버지께로 가셔서, 아버지의 아들 요셉이 하는 말이라고 하시고, 이렇게 말씀을 드려 주십시오. ‘하나님이 저를 이집트 온 나라의 주권자로 삼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지체하지 마시고, 저에게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10 아버지께서는 고센 지역에 사시면서, 저와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여러 아들과 손자를 거느리시고, 양과 소와 모든 재산을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11 흉년이 아직 다섯 해나 더 계속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집안과 아버지께 딸린 모든 식구가 아쉬운 것이 없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여쭈십시오.

누가복음 6장

27 그러나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 주고,
28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너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35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시다.
36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설교요약
오늘 복음서 본문은 쉽게 ‘아멘’으로 응답하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내게 잘해 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나를 함부로 대하고 아프게 하고 억울하게 만드는 ‘원수’를 사랑하라구요? 이런 말씀을 들으면 “왜 나만 손해 봐야하는데?”, “왜 늘 내가 먼저 용서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말씀이 옳다는 것도 알고 주님께서 말씀하셨기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내가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를 수만 가지 헤아립니다. 복음은 ‘자기 자신을 부인’하는 십자가로 우리를 인도하는데 우리 신앙의 동기는 자꾸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대로’ 가고 있습니다. 오늘 창세기 본문은 요셉 이야기입니다.

본문은 고난 당하던 주인공 요셉이 결국 복받고 해피엔딩을 맞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닌, 절망 속에 깨어져 버린 한 가정에 찾아온 놀라운 회복 이야기입니다. 살해 위험은 모면했지만 결국 인신매매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평범한 가정의 형제들에 의해 벌어졌습니다. 이런 일을 당하면 누구라도 철천지 원수가 됩니다. 그렇게 깨진 가족관계는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는 평생 복수를 다짐하며 증와 분노의 삶을 살게 되고, 가해자는 씻어낼 수 없는 죄의 무게에 시달리며 각자의 삶을 불행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옛말처럼 자신을 죽음에 내몰았던 원수같은 형들이 지금 요셉의 발 밑에 엎드려 있습니다.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형들에게 원수를 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원수를 갚을 수 있는 권력도 있습니다. 어쩌면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이려는 하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복수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끌어안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몫을 감당합니다. 무력한 모습으로 자신 앞에 엎드려 있는 형들을 보며 당한 만큼 돌려주고 싶은 생각을 멈추고, 어떻게 원수 갚음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요셉의 마음을 바꾸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사람 마음을 바꾸는 것은 하나님만 하실 수 있습니다.

요셉이 겪어야 했던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은 회복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요셉은 아무렇지도 않게 형들이 제 발 앞에 무릎 꿇게 될 것이라고 꿈이야기를 통해 자랑하는, 그러나 그 말을 듣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철없는 아이였습니다(37:7,9). 시련의 날이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평생 그렇게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못난 사람으로 굳어져 갔을 겁니다. 그러나 종으로 팔려가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하는 시간을 통과하면서 자신밖에 모르던 요셉은 비로소 변화되어갔습니다. 그 시간, 요셉은 하나님의 돌보시는 은혜를 알았고, 하나님의 뜻을 알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섭리를 알아갔습니다. 요셉은 비참한 시간 속에서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종으로 팔려간 곳에서도(39:2), 희망조차 없어 보이는 감옥에서도 하나님이 자신을 돌보신다는 것을(39:21,23) 알았습니다.

요셉은 아무리 엉망이 된 상황에서도 ‘지금, 여기’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깨달았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과거사’를 하나님의 섭리로 말합니다.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겁니다.(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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