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장교회에서의 3년 3개월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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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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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9년의 미국유학생활을 마치고 부교역자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태장성결교회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타국의 문화와 언어에 겨우 적응했던터라 아내와 가족들은 또 다시 새로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 역시 처음으로 밟아보는 고국 땅에서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툴러 적응해야 할 것들 투성이였지요. 그렇게 익숙했던 곳을 떠나 부르심을 따라 떠나야했던 아브라함의 심정으로 두려움반, 기대반으로 연고도 아는 사람도 없는 강원도 원주를 향해 떠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앞으로 사역을 해야 할 태장교회는 어떤 곳일까?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교회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보았을 때, 그 첫 화면에는 팝업창으로 뜬 저희 가족들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성진목사님 가정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 상황에서 느낀 제 감정을 비유하자면, 마치 먼 타국땅에서 귀국한 공항에서 아무도 환영하거나 마중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우리를 마중나온 대형 플래카드와 환영하며 서 있는 ‘내 가족(?)’들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곳 태장교회의 ‘가족’들을 통해서 저희 가정은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경험하였고, 3년 3개월 동안 사랑만 받으며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이곳에서의 사역을 잘 적응하고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오후예배 고별설교 때도 말씀드렸지만, 한 성도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목사님 우리 교회 계신 지 3년 3개월밖에 되지 않으셨어요? 제 느낌에는 한 5년, 10년은 함께 지냈던 것 같은데요? 그것이 칭찬인지 아닌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 나름대로는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부임하자마자 1년도 안되서 닥친 코로나로 인해 거의 3년동안,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풍랑을 만난 배처럼, 그 배를 함께 타며 동고동락하며 지냈던 시간들이 짧지만은 않게 느껴진 것이라고…

당황할 수 밖에 없는 풍랑 같은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선장처럼, 늘 부족함이 많은 저를 이해해주시고, 목회자로서의 자세와 인격, 그리고 여러 가지 목회의 원칙들을 세밀하게 알려주신 김동오 목사님과 사모님, 늘 사랑으로 격려해주시고, 힘내라고 칭찬해주시며, 늘 섬김의 본을 먼저 보여주신 너무 인격적이시고 좋으신 장로님들, 마지막까지 더 우리교회 오래 오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담임목회지로 잘 돼서 가시는 것이니 아쉽지만 기쁘시다며 눈물을 감추시는 우리 권사님들, 그리고 함께 예배하며 울고 웃고 지냈던 우리 청년들, 청소년들과 우리 어린이교회의 아이들, 그리고 함께했던 모든 태장교회의 성도님들,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곳 원주에서 받은 은혜, 사랑, 제가 이곳에서 직접 갚을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또 새롭게 부르신 그곳 거창의 영혼들을 위해 섬기며 기도하고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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