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주보 첫 면에 ‘시’(詩)를 자주 올립니다. 원래 이 자리는 담임목사나 우리 성도님들이 서로 나누고 싶은 얘기를 올리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칼럼을 쓰는 것이 어려워 특별히 쓸 글이 없을 때 ‘시’를 올립니다. 또 앞 면에 빡빡한 지면보다 여백 있는 시가 보기도 좋구요. 원래 시가 함축되고 정제된 단어로 뜻을 담는 글이어서 잠시 생각할 여유를 주어 좋습니다. 무슨 엄청난 철학이나 목회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가끔 주보 앞 면의 시에 매료되어(?) 그날 설교 보다 시가 더 마음에 남는다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무엇으로든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면 좋지요. 지인 목사님들 중에서도 우리 주보 첫 면의 시에 관심 가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동 받은(?) 성도님도, 그 목사님도 공통적으로 ‘이런 시는 어떻게 찾아내는지’ 질문하십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시를 좋아했습니다. (밥맛!) 이런 말은 별로 도움이 안되겠지요? 어릴 때, 마음에 와 닿는 시를 보면 베껴 적어두었습니다(이것도 지금 시대에는 안맞을거구요). 지금은 신문에 그런 지면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는 신문마다 시인이 하루 한 편 시를 올리고 해설하는 지면이 있었습니다. 그것 열심히 보았습니다. 인터넷 신문으로도 검색이 되었으니까요. 지금은 페이스북에서 시를 보고 감동이 되면 잘 오려 붙여두었다가 계절에 맞게, 설교 내용과 연결되게, 때로는 그냥, 주보에 올립니다.
그런데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시인이나 문학 전공자들이 골라놓은 시모음 책이 있습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한 시와 시해설을 책으로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책 읽으면 좋은 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는 거기 시인의 시집을 찾아 읽어보면 좀 더 가깝게 읽힙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모음 도서도, 시인들의 시집도 우리 도서관에 엄청나게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1층 로비 서재 1번 맨 위에 시모음도서 16권 비치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공간이 좀 넓으면 주간 혹은 월간으로 주제별 북큐레이터를 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일단, 여기에 ‘시모음 도서’ 사진 올려놓습니다. 독서의 계절, 이 여름에 아름다운 시 한 편 읽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