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교회에서 구역 여름방학 필독서 읽기를 한다. 금년에는 박은영 작가의 ‘소란스러운 동거’를 읽었다. 성도들이 함께 책을 읽고 개인별 혹은 구역별로 소감문을 작성하여 함께 공감하고 소통한다. 이 책에서 박은영작가의 환경을 읽으며 내가 겪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려 한다.
7년 전 아내는 다리 골절이 발생해 수술하고 뼈대를 잇는 철골 설치를 했다. 그때 당시는 철골을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요즘 그 부위가 곪아 진료를 받으러 가니 철골 고정장치를 제거하자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하늘이 노랬다. 코로나 확산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고령에 마취하고 수술하면 다시 살아 나올 것 같지 않아 반대도 했지만 그냥 두면 철골 주위로 썩을 수도 있다고 하니 막무가내로 막을 수도 없었다.
절박한 환경에서 수술을 앞두고 ‘주안에 있는 나에게’, ‘너 근심 걱정 말아라’ 찬송을 반복하여 울며불며 불렀다. 성경 말씀이 힘이 될까 싶어 이사야서를 펼쳐 읽는데 40:29-31 말씀이 위로가 되었다.
“피곤한 사람에게 힘을 주시며, 비틀거려도 주님을 소망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힘을 주셔서 창공을 박차고 솟구쳐 오르는 독수리같이 힘을 주신다”.
1시간 넘게 아내를 위해 기도했다.
“제발 살려주세요”.
기도가 끝나자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제거 수술도 무사히 마쳤고 마취에서도 깨어났다고 했다.
“주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은영 작가처럼 장애인으로 태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예기치 못하게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전에 은평교회 담임하시던 이병돈목사님께서 “김장로, 자기 스스로 소,대변 볼 수 있고, 자신의 손으로 세수할 수 있으면 행복한거야. 알지?” 말씀하셨는데 차츰 나이가 먹으니 그 말이 실감난다.
아내 박권사와의 생활은 항상 세심하게 주의 집중하며 긴장감을 가지고 산다. 정말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상황은 소란스럽지만 아름다운 동거생활이다. 황혼의 인생길 누구를 먼저 데려가실지 모르지만 잠자는 상태에서 순적하게 데려가 주시면 좋겠다.
오늘도 숲속 길을 걸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자연 속에서 자연과 신선한 소통을 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했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을 때에도 소통할 수 있어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 박은영 작가의 저서를 통해서도 그 소통을 느꼈다. 힘든 시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일어서는 승리자가 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