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신앙

구자임권사

이 책은 독일 트로트문트 성결교회에 시무하시는 이화정 목사님이시며 선교사님이시기도 하신분이 엄마가 30년간 38권을 쓴 일기를 발견하고 그 일부분을 소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쓰신 분은 아들 이화정 목사님이시지만 오순심 권사님의 피와 눈물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38권의 일기장은 좋은 것이 아닌 양면괘지, 누군가 쓰던 이면지. 심지어 빨간 줄 찍찍 그어져 있는 금전 출납부까지. 어딘가에 쓰고 싶어 했던 진정한 작가님이 아닐까 싶다. 일기는 일기가 아니고 하나님과의 대화였다. 삶의 진솔함을 그냥 그대로 자신을 주님께 드리는 기도였다.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울부짖고, 너무나 가난함을 아뢰고, 그럼에도 복음이 좋아 온몸 바쳐 충성하셨다. 자신 때문에 하나님을 욕 먹이지 않으려고 남들보다 몇 배나 성실하게 살아갔다. 그러나 언제나 피곤했고, 언제나 돈이 없고, 건강도 좋지 않았다.

신안의 소금밭에서 평택으로 서울로 동두천까지 다니며 돈을 벌어 생계를 꾸려보려 했지만 결국에 신안으로 돌아와 소금밭과 남의 집일을 거들며 살아가지만 하나님과의 대화 일기는 빠짐없이 쓰셨다. 그 일기가 하늘에 닿아 하나뿐인 아들이 신학교를 나오고 독일 유명한 교회의 목사님이 되셔서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생겼지만 하루도 기도를 쉰 적 없고, 일기를 안 쓴 날이 없다.

그러나 그 일기장의 정말 비밀스러운 점은 목사님을 서울살이 할 때 다리 밑에 누가 버리려던 아기를 자기가 키우겠다고 달라고 해서 핏덩이를 데려다 키운 놀라운 사실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아기를 안고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내버린 사람도 있는데 그 아들을 지고지순하게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며 훌륭하게 키워 오신 감동의 스토리이다. 끔찍한 가난 속에서도 훌륭한 목사님이 되신 이화정 목사님이 엄마를 생각하며 온 맘 다해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게도 두 분 다 치매에 걸리셔서 요양원에서 그 사랑하는 아들 손자 손녀 며느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마음을 찌른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씁쓸함을 가실수가 없다. 오순심 권사님은 나랑 동갑내기 80세이시다, 나도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고 좀 쓰다 쉬고, 쓰다 쉬곤 하는 부끄러움이 있다. 어쩌면 한결같이 30년을 쓰셨을까? 정말 존경스럽다. 주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엄마의 기도가 하늘에 닿으면’을 읽으며 흐르는 눈물을 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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